요약(Summary): 국세청 감정평가 대상이 2025년부터 꼬마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에서 주거용 부동산과 토지를 포함한 부동산 전체로 확대됐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4월 평가기간 밖의 감정가액도 시가로 볼 수 있도록 한 규정이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공시가격으로 신고하면 그대로 끝나던 관행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들어가며
부모님으로부터 아파트를 증여받고 공동주택가격으로 증여세를 신고했는데, 몇 달 뒤 세무서에서 "감정가액을 시가로 보아 과세하겠다"는 연락을 받는다면 어떨까요?
신고는 이미 끝났고 기준시가로 적법하게 신고했는데 말입니다.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국세청 감정평가는 2020년경부터 이른바 꼬마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을 대상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국세청이 감정평가를 의뢰해 받은 감정가액으로 증여세를 과세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2025년부터는 그 대상이 주거용 부동산과 토지를 포함한 부동산 전체로 넓어졌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꼬마빌딩 소유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동안 납세자들은 이러한 과세가 예측가능성을 침해한다고 다투어 왔고, 그 논쟁에 대법원이 2026년 4월 답을 내놓았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평가기간 밖의 감정가액이 어떻게 시가가 되는지, 국세청의 감정평가 대상이 어디까지 넓어졌는지, 그리고 대법원이 무엇을 정리했는지를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1. 증여재산은 '시가'로 평가합니다 — 공시가격은 차선책입니다
먼저 제도의 뼈대부터 짚겠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속세나 증여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을 평가기준일(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 현재의 시가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시가란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입니다.
문제는 현실입니다. 상장주식처럼 매일 시장가격이 형성되는 재산은 극히 일부이고, 부동산은 그날그날의 시장가격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상증세법은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가격을 시가의 범위에 끌어들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공매·경매가격 등이 시가로 인정됩니다.
하지만 이 확장된 시가조차 확인되지 않는 경우, 비로소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넘어갑니다. 토지는 개별공시지가, 주택은 개별주택가격·공동주택가격으로 평가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실무에서 오해가 생기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공시가격은 선택지가 아니라 시가를 알 수 없을 때 비로소 쓰는 차선책입니다. 공시가격으로 신고했다는 사실이 그 가액을 확정시키는 것이 아니며, 나중에 감정가액이나 매매사례가액이 확인되면 그쪽이 시가가 됩니다.
2. 평가기간 밖의 감정가액도 시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감정가액은 언제까지 받은 것이 시가로 인정될까요. 이 문제가 이번 쟁점의 핵심입니다.
(1) 원칙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본문은 증여재산의 경우 증여일 전 6개월부터 증여일 후 3개월까지를 평가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 안의 매매·감정·수용·경매·공매 가액을 시가로 인정합니다. 감정가액의 경우 둘 이상의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이 평가한 감정가액의 평균액을 쓴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2) 예외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평가기간을 예외적으로 더 길게 인정합니다.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의 기간이거나, 평가기간이 지난 뒤부터 법정결정기한까지의 기간에 매매 등이 있는 경우에도, 다음 두 요건을 충족하면 시가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
-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것
(3) 이것이 이른바 '소급감정'의 근거입니다
바로 이 예외 규정이 실무에서 말하는 소급감정의 근거입니다. 납세자가 신고를 마친 뒤에 과세관청이 감정을 의뢰하더라도, 가격산정기준일을 증여일로 맞추고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만 법정결정기한 안으로 두면 그 감정가액을 시가로 쓸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한 가지 짚어둘 것은 이 규정이 양방향이라는 점입니다. 조문은 심의를 신청할 수 있는 주체를 과세관청뿐 아니라 납세자로도 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법원 사건도 오히려 납세자가 스스로 감정을 받아 심의를 신청한 사례였습니다. 유사매매사례가액이 감정가액보다 높게 형성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3. 국세청 감정평가사업, 이제 아파트·토지까지
제도의 범위를 확인했으니, 실제 운영을 보겠습니다.
(1) 시작과 배경
비주거용 부동산은 유사한 거래사례를 찾기 어려워 시가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납세자들은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른 공시가격으로 증여세를 신고해 왔고, 과세관청도 이를 인정해 왔습니다.
그러나 공시가격이 시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과세형평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높아졌고, 2020년경부터 국세청이 꼬마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해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과세하기 시작했습니다.
(2) 감정평가 대상은 부동산 전체로 넓어졌습니다
이 칼럼의 제목이 말하는 바로 그 변화입니다. 감정평가 대상은 처음에는 비주거용 부동산으로 한정됐으나, 2025년부터 부동산 전체로 확대되어 주거용 부동산과 토지도 포함됩니다.
선정 기준은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규정 제72조 제2항에 정해져 있습니다.
| 구분 | 기준 |
| ① 금액 기준 | 국세청이 산정한 추정시가와 보충적 평가액의 차이가 5억원 이상 |
| ② 비율 기준 | (추정시가 − 보충적 평가액) / 추정시가가 10% 이상 |
추정시가는 국세청이 5개 이상의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해 산출합니다.
숫자를 대입해 보면 체감이 달라집니다. 공동주택가격 15억원인 아파트를 그대로 신고했는데 추정시가가 21억원이라면, 차액은 6억원이고 비율은 약 28.6%입니다. 두 기준을 모두 넘어 감정평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두 기준은 선택적입니다. 어느 하나만 충족해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금액 기준은 고가 부동산을, 비율 기준은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낮은 부동산을 각각 걸러내는 구조입니다.
(3) 실무상 무엇이 달라졌나
대상 확대가 바꾸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아파트도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공동주택은 유사매매사례가액으로 시가가 확인되는 경우가 많아 그동안 감정평가의 주요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위험은 두 갈래로 옵니다. 유사매매사례를 찾기 어려운 주택이라면 감정평가 대상이 될 수 있고, 반대로 유사매매사례가 높게 형성된 주택이라면 그 가액이 그대로 시가가 될 수 있습니다.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고급 빌라, 소규모 단지의 대형 평형은 전자에, 거래가 활발한 인기 단지는 후자에 해당합니다.
둘째, 토지가 포함된 것의 파급력이 큽니다. 나대지·농지·임야는 개별공시지가와 실거래가의 격차가 주택보다 큰 경우가 많고, 거래가 드물어 매매사례가액도 잘 잡히지 않습니다. 공시지가로 신고하는 것이 관행이었던 영역이 그대로 대상에 들어온 셈입니다.
셋째, 상속에도 같이 적용됩니다. 사무처리규정은 상속세와 증여세를 함께 다룹니다. 상속은 증여와 달리 시기를 고를 수 없고 부동산 규모도 큰 경우가 많아, 선정 기준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4. 국세청 감정평가의 법적 근거 : 대법원 판결
납세자들은 이러한 과세가 예측가능성을 침해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쟁점은 평가기간 밖의 감정가액도 시가로 볼 수 있도록 한 규정이 무효인지였고, 대법원이 이에 대해 판단을 내렸습니다.
(1) 결론 — 무효가 아닙니다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두35499 판결은 평가기간 밖의 감정가액을 시가로 볼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지 않아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2) 판단의 이유
상증세법 제60조가 시가주의 원칙을 선언하면서 시가로 인정될 수 있는 대략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구체적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했으며, 시행령이 열거한 사유들은 시가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경우를 예시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문제가 된 규정 역시 객관적 교환가치에 부합하도록 재산가액을 산정하기 위해 평가기간 밖의 가액을 시가로 볼 수 있는 요건을 구체화·명확화한 것이므로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배경에는 현실적 사정도 있습니다. 납세자가 신고기한에 맞추어 증여세를 신고하면, 신고기한과 평가기간이 사실상 같기 때문에 과세관청이 평가기간 안에 감정을 의뢰해 과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증여재산 평가에서 납세자의 예측가능성보다 적정한 평가를 중시한 판결로 이해됩니다.
다만 판결이 모든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한 것은 아닙니다.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고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경우에 한해 인정된다는 점을 함께 확인했습니다. 이것이 뒤에서 볼 다툼의 여지입니다.
5. 감정가액이라고 무조건 시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규정이 유효하다고 해서 모든 감정가액이 자동으로 시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그 요건을 '언제부터 언제까지'에 대해 따지느냐가 다툼의 지점이 됩니다.
(1) 가격산정기준일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
감정평가에는 두 개의 날짜가 있습니다. 하나는 가격산정기준일로, 어느 시점의 가격을 매길지 정하는 날입니다. 다른 하나는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로, 감정인이 실제로 평가서를 써낸 날입니다. 과세관청은 가격산정기준일을 증여일과 같은 날로 맞추고, 작성일만 나중에 두는 방식을 씁니다.
이렇게 하면 증여일과 가격산정기준일이 같아지니 그 사이에 가격이 움직일 일이 없습니다. 문제는 증여일부터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의 기간입니다.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는 구간입니다.
(2) 조문은 두 날짜를 모두 기준으로 삼습니다
조문은 감정가액의 기준일을 가격산정기준일과 작성일 둘 다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격변동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도 두 날짜 모두에 대해 따져야 합니다. 법원 역시 이 요건이 평가기준일부터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 사이의 기간에 대해 요구된다는 전제에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이런 뜻입니다. 증여일부터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 시세가 눈에 띄게 움직였다면, 그 감정가액을 증여일 현재의 시가로 보는 것이 맞는지 다퉈볼 수 있습니다.
다만 다투려면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인근 실거래 동향, 재개발 진행, 금리 급변 등 가격에 영향을 준 사정이 있었다면 그 자료를 미리 모아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6. 실무 체크포인트
부동산 증여를 앞두고 계시다면 국세청 감정평가 대상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음 다섯 가지를 미리 확인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1) 감정평가 대상 기준에 걸리는지 먼저 계산합니다. 공시가격과 실제 시세의 차이가 5억원 이상이거나 비율이 10% 이상이라면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고가 주택이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낮은 지역이라면 상당수가 이 기준에 닿습니다.
(2) 유사매매사례가액을 먼저 확인합니다. 같은 단지·유사한 면적·유사한 기준시가의 주택에 매매사례가 있다면 그 가액이 시가가 됩니다. 다만 유사재산의 경우 평가기준일 전 6개월부터 신고일까지의 가액만 시가로 보므로, 신고 후에 나온 거래는 이 경로로는 시가가 되지 않습니다. 공동주택은 특히 유사매매사례가 잡힐 가능성이 높으니 신고 전에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3) 사전 감정을 검토합니다. 심의를 신청할 수 있는 주체에는 과세관청뿐 아니라 납세자도 포함됩니다. 공시가격과 시세의 격차가 크고 유사매매사례가액이 높게 형성된 상황이라면, 둘 이상의 감정기관에 감정을 의뢰해 그 평균액을 시가로 쓰는 편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대법원 사건도 납세자가 유사매매사례가액보다 낮은 감정가액을 받아 스스로 심의를 신청한 경우였습니다. 다만 감정평가수수료 부담과 예상 감정가액을 함께 비교해야 합니다.
(4) 가격변동 자료를 보관합니다. 증여일 전후의 시세 흐름, 단지 거래 동향, 정책·개발 호재 등을 기록해 두면 후일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을 다투는 근거가 됩니다.
(5) 법정결정기한까지는 종결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합니다. 신고를 마쳤다고 해서 평가가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자금 계획을 세우실 때는 감정가액으로 과세될 경우의 세 부담까지 감안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이번 판결의 의미는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국세청 감정평가사업의 법적 근거가 확인됐고, 공시가격으로 신고하면 그대로 끝나던 관행은 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감정평가 대상이 이미 부동산 전체로 넓어졌으므로, 적어도 그 대상에 해당하는 부동산은 공시가격의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모든 감정가액이 무조건 시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하고,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① 우리 부동산이 감정평가 선정 기준(5억원·10%)에 걸리는지, ② 평가기간 내 유사매매사례가액이 있는지, ③ 사전 감정이 오히려 유리한 상황은 아닌지를 순서대로 점검하시길 권합니다. 증여는 실행 전에 평가방법을 정해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부동산 증여의 평가 전략이나 세 부담 시뮬레이션이 필요하시다면, 신고 전에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해 드립니다.
근거 규정 및 출처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평가의 원칙 등)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평가기간과 그 단서) 및 제2항(기준일 판단)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1조·제63조(보충적 평가방법)
-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규정 제72조 제2항(감정평가 대상 선정 기준)
-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두35499 판결
본 글은 대율회계법인 하아민 공인회계사가 2026년 7월 현행 법령과 판례를 근거로 작성했습니다. 일반적 정보 제공 자료이며 특정 거래에 대한 세무 자문이 아니므로, 실제 적용 전 개별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