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8. 19.

RCPS 부채인가요 자본인가요? — 상환전환우선주 회계처리 총정리

박태영 · 공인회계사(KICPA)

요약(Summary): RCPS(상환전환우선주)의 부채·자본 분류는 상환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전환 시 받을 주식 수가 확정되어 있는지에 따라 결졍됩니다. K-IFRS와 일반기업회계기준의 차이, 자본잠식이 생기는 구조, 상장 전 보통주 전환 실무를 정리했습니다.

들어가며

투자를 유치한 대표님들이 결산 재무제표를 보고 가장 당황하는 항목이 상환전환우선주(RCPS)입니다. 50억 원을 투자받아 자본이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재무상태표에는 부채로 잡혀 있고, 자본총계가 0에 가깝게 표시되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RCPS가 부채인지 자본인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상환권을 누가 쥐고 있는지, 전환 시 받을 주식 수가 확정되어 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그리고 같은 계약서라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하는지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기업회계기준서 제1032호 '금융상품: 표시'와 제1109호 '금융상품', 일반기업회계기준 제15장 '자본'을 근거로 RCPS의 회계처리를 정리하였습니다.

1. RCPS는 어떤 주식인가 — 세 가지 권리가 결합된 우선주

상환전환우선주(Redeemable Convertible Preference Shares)는 이름에 성격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1) 상환권 — 투자원금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상법 제345조에 근거하며, 정관에 회사가 상환권을 갖는 것으로 정할 수도 있고(제1항, 강제상환주식) 주주가 상환청구권을 갖는 것으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제3항, 의무상환주식). RCPS 회계처리에서 가장 중요한 조항입니다.

(2) 전환권 —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로 상법 제346조에 근거합니다. 통상 투자자가 보유합니다.

(3) 우선권 — 이익배당과 잔여재산 분배에서 보통주에 우선합니다.

벤처캐피탈이 RCPS를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회사가 성장하면 전환권을 행사해 보통주로 바꾸고, 성장이 멈추면 상환권을 행사해 원금을 회수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하방을 막으면서 상방을 여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가 회계기준에서 어떻게 읽히는지가 문제입니다.

2. K-IFRS는 무엇을 보는가 — 상환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기업회계기준서 제1032호는 금융상품을 법적 형식이 아니라 계약의 실질에 따라 분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분상품, 즉 자본으로 분류되려면 거래상대방에게 현금을 인도할 계약상 의무가 없어야 합니다.

따라서 확인할 것은 한 가지입니다.

회사가 현금을 내주는 것을 스스로 거절할 수 있는가?

(1) 상환권이 투자자에게 있으면 금융부채

투자자가 상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회사는 청구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주식이라는 법적 형식을 갖추고 있어도 회사 입장에서는 피할 수 없는 현금 지급 의무입니다. 자본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금융부채로 분류됩니다.

반대로 상환 여부를 회사가 결정하는 구조라면 회사가 지급을 거절할 수 있으므로 자본으로 분류될 여지가 생깁니다.

문제는 실무에서 체결되는 벤처투자 계약이 대부분 투자자에게 상환권을 부여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K-IFRS를 적용하는 RCPS는 상당수가 부채로 분류됩니다. 투자받은 50억 원이 자본금이 아니라 차입금 옆자리에 앉게 되는 것입니다.

(2) 전환권이 있다고 자동으로 자본이 되지는 않습니다

전환권이 있으면 결국 주식이 되는데 그러면 자본 아니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투자자가 받게 될 보통주 수량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가?

50억 원을 넣고 100만 주를 받기로 확정되어 있다면, 회사 가치가 오르든 내리든 넘겨줄 주식 수는 그대로입니다. 이런 전환권은 자본으로 봅니다. 회사가 부담하는 것은 현금이 아니라 정해진 수량의 주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투자계약서에는 보통 이런 조항이 들어갑니다.

  • 다음 라운드가 낮은 가격에 이루어지면 전환가격을 낮춰준다(리픽싱).
  • 목표 실적에 미달하면 전환비율을 조정한다

두 조항 모두 나중에 넘겨줄 주식 수를 바꿉니다. 결과적으로 수량이 확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전환권은 자본이 되지 못합니다.

이 경우 전환권을 파생상품부채로 따로 떼어내 인식하거나, 계약 전체를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부채로 지정하게 됩니다. 어느 쪽이든 매 결산마다 공정가치를 다시 측정해야 합니다. 해당 내역은 5번 항목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3. 일반기업회계기준은 법적 형식을 따릅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 제15장 '자본'은 주주로부터 현금을 받고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 발행금액이 액면금액을 초과하는 차액을 주식발행초과금으로 처리하도록 하면서, 그 주식에 상환우선주를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상환우선주를 주식 발행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는 RCPS를 자본으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 배당은 이익의 처분으로 회계처리합니다.
  • 상환 시에는 자본의 감소로 보아 지급대가와 장부금액의 차이를 감자차손익으로 처리합니다.
  • 전환권을 따로 떼어내지 않으므로 파생상품 평가도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같은계약서, 같은 50억원임에도 불구하고 회계기준에 따라 전혀 다른 회계처리가 되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회계기준에 따른 회계처리 방법 요약

구분K-IFRS일반기업회계기준
판단 원칙계약의 실질법적 형식
통상적 분류금융부채자본
전환권주식 수가 변동하면 파생상품부채로 분리별도 분리 없음
배당지급의무가 확정된 누적적 우선주는 이자비용이익의 처분
기말 평가파생상품 공정가치 평가평가 없음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상법상 주식이라는 법적 형식을 존중합니다. 비상장 중소기업의 회계처리 부담을 덜기 위한 선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면 K-IFRS는 재무제표 이용자에게 경제적 실질을 전달하는 것을 우선합니다. 언젠가 투자자에게 갚아야 할 돈이라면 부채로 보여주는 편이 정보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어느 쪽이 옳다기보다 보여주려는 대상이 다릅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두 기준의 차이가 드러나지 않다가, 회사가 상장을 준비하며 K-IFRS로 전환하는 시점에 한꺼번에 나타납니다.

5. 상장 준비 기업의 자본잠식, 왜 생기고 어떻게 해소하는가

(1) 전환 시점의 재무제표 변

여기까지는 같은 RCPS를 두 기준이 어떻게 다르게 분류하는지 살펴봤습니다. 분류 차이가 숫자로 터져 나오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상장 준비 단계입니다.

주권상장법인은 K-IFRS 적용이 의무입니다. 비상장 기간 내내 일반기업회계기준으로 결산해 온 회사도 상장을 추진하는 순간 회계기준을 바꿔야 하고, 이때 자본으로 계상해 두었던 RCPS가 한꺼번에 부채로 재분류됩니다.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는 최근 3개 사업연도 재무제표를 K-IFRS 기준으로 제시하므로, 그 효과가 당해 연도에 그치지 않고 과거 연도까지 소급됩니다.

시리즈 A·B를 거치며 자본이 두텁다고 알고 있던 회사가, 상장 준비를 시작한 뒤 결손 상태의 재무제표를 받아 드는 상황이 여기서 발생합니다.

50억 원 규모 RCPS를 발행한 회사를 가정하겠습니다.

(설명을 위해 단순화한 예시입니다. 실제 금액은 상환가액 산정식, 유효이자율, 전환권 평가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항목일반기업회계기준K-IFRS 전환 후
자산55억55억
부채5억59억
자본금·자본잉여금51억1억
결손금(1억)(5억)
자본총계50억(4억)

K-IFRS 전환 후 부채 59억은 기존 부채 5억에 RCPS에서 비롯된 54억이 더해진 금액입니다. RCPS 발행가액 50억은 주계약인 금융부채와 전환권 파생상품부채로 나뉘어 계상되고, 이후 결산에서 파생상품 공정가치를 다시 측정하면서 합계가 54억까지 늘어난 상태를 가정했습니다. 자본으로 잡혀 있던 50억이 부채로 이동해 자본잉여금이 사라지고, 파생상품평가손실 4억이 결손금에 쌓입니다.

자산도 사업도 그대로인데 자본총계만 마이너스가 됩니다. 상장을 위해서는 최근 3개년 재무제표를 K-IFRS 기준으로 전환해야 하므로, 과거 연도까지 소급하여 같은 영향이 나타납니다.

(2) 실적이 좋아질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

전환권을 파생상품부채로 분리했다면 매 결산마다 공정가치를 다시 측정합니다.

회사의 기업가치가 오르면 투자자가 쥔 전환권의 가치도 오릅니다. 부채가 늘어난 만큼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당기손익에 반영됩니다.

영업은 순항하는데 장부에는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계상되고, 그만큼 결손금이 쌓여 자본잠식이 깊어집니다. 회사가 잘될수록 재무제표가 나빠지는 구조입니다.

이 상태로 은행 여신 심사, 정부 과제 신청, 입찰 참가 자격 심사를 받으면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해법은 상장 전 보통주 전환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금융부채와 파생상품부채가 제거되고 자본으로 대체됩니다. 자본잠식이 해소되고 자본구조가 정리됩니다.

실무에서는 상장예비심사 청구 전에 전환을 완료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상장 후 상환 청구가 발생하면 회사에서 현금이 일시에 빠져나가고, 우선주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오버행 부담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준비 과정에서 확인하실 사항입니다.

1) 투자계약서 전수 검토 — 회차별 상환권 귀속 주체, 리픽싱 조항, 전환 조건 정리

2) 전환 시점 결정 — 심사 일정을 역산해 여유를 두고 진행

3) 투자자 협의 — 전환은 투자자의 권리이므로 합의에 시간이 필요합니다

4) 소급 적용 범위 확인 — K-IFRS 전환 시 비교표시 기간 처리

투자 유치 단계에서 미리 대비할 수 있다면 더 좋습니다. 회사가 상환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로 협상하거나 리픽싱 조항의 범위를 좁히면 회계상 부담이 줄어듭니다. 다만 투자자 협상력이 강한 국면에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며

RCPS의 회계처리는 투자계약서 조항에서 출발합니다. 상환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전환비율이 확정되어 있는지에 따라 부채와 자본의 결론이 달라지고, 그 결과가 자본잠식 여부와 상장 일정에까지 이어집니다.

실무에서는 투자 유치 시점에 회계 영향을 검토하지 않았다가 상장 준비 단계에서 뒤늦게 문제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RCPS를 이미 발행하셨거나 발행을 앞두고 계시다면, 계약서 검토와 회계 영향 분석을 함께 진행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근거 규정

  • 기업회계기준서 제1032호 '금융상품: 표시' 문단 11, 15, 16, 19, 22, 28~32, 35
  • 기업회계기준서 제1109호 '금융상품' 문단 4.2.2, 4.3.3
  • 일반기업회계기준 제15장 '자본' 문단 15.3
  • 상법 제345조(주식의 상환에 관한 종류주식) 제1항·제3항, 제346조(주식의 전환에 관한 종류주식)

자주 묻는 질문

Q. 배당가능이익이 없으면 상환해 줄 수도 없는데, 그래도 부채인가요?
A. 그렇습니다. 돈이 없어서 못 갚는 것과 갚을 의무가 없는 것은 다릅니다. 부채인지 자본인지를 가르는 기준은 회사가 지급 의무를 회피할 수 있는지이지 지금 지급할 여력이 있는지가 아닙니다. 배당가능이익이 부족하면 상환 시점이 미뤄질 뿐 의무가 사라지지 않으므로 부채 분류가 유지됩니다.
Q. 일반기업회계기준을 계속 적용하면 문제가 없나요?
A. 당장은 자본으로 분류되므로 재무제표에 문제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다만 상장을 추진하며 K-IFRS로 전환하는 시점에 영향이 한꺼번에 반영됩니다. 미루는 것이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 유치 규모가 크다면 전환 시 영향을 미리 산정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Q. RCPS 배당금은 이자비용인가요, 배당인가요?
A. K-IFRS에서 금융부채로 분류했고 지급의무가 확정된 누적적 우선주라면 회계상 이자비용으로 처리합니다. 비누적적 우선주로 발행자 재량에 따라 지급된다면 이익의 처분으로 처리합니다. 계약서의 배당 조항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다만 세법상 취급은 회계와 다르므로 별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자본잠식이면 상장이 불가능한가요?
A. RCPS 부채 분류로 인한 형식적 자본잠식과 영업 부진으로 인한 실질적 자본잠식은 성격이 다릅니다. 전자는 보통주 전환으로 해소되므로 상장 자체를 막지는 않습니다. 다만 전환하지 않은 상태로 심사를 받는 것은 피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Q. 회사가 상환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면 무조건 자본인가요?
A. 자본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만 전환 시 주식 수가 확정되어 있는지, 다른 조건부 지급 조항이 없는지, 배당 조건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하므로 상환권 하나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계약서 전체를 놓고 보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