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9. 8.

중고거래 세금, 얼마나 팔면 사업자로 보나요?

정시영 · 공인회계사(KICPA)

요약: 중고거래는 원칙적으로 세금이 없지만, 영리 목적의 반복 판매는 사업소득으로 과세됩니다. 국세청이 사업자를 가려내는 기준과 종합소득세 안내문을 받았을 때의 대처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들어가며

2024년 종합소득세 신고 시즌부터 국세청이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 일부에게 신고 안내문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첫해에만 525명, 거래금액 228억원이 안내 대상이었습니다. "쓰던 물건 몇 개 팔았을 뿐인데 세금을 내라는 거냐"는 반응이 쏟아졌고, 지금도 안내문을 받고 놀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쓰던 물건을 파는 보통의 중고거래에는 세금이 없습니다. 문제는 국세청이 "보통의 중고거래"와 "사실상의 사업"을 나누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지, 국세청은 내 거래 내역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안내문을 받았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1. 보통의 중고거래에 세금이 없는 이유

소득세는 법에 열거된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구조입니다. 쓰던 물건을 산 가격보다 싸게 파는 것은 소득이 생기는 일이 아니라 재산을 처분하는 일이고, 열거된 과세 대상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판매 금액이 크다는 것만으로는 과세되지 않습니다. 예시로 이사하면서 가전과 가구를 팔아 수백만 원을 받더라도 내 생활용품을 처분한 것이라면 원칙적으로 세금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부가가치세도 마찬가지입니다. 부가가치세는 사업자가 공급하는 재화에 붙는 세금이라, 사업자가 아닌 개인이 쓰던 물건을 파는 거래에는 애초에 부가가치세가 붙지 않습니다.

2. 사업자로 보는 경우

보통의 중고거래인지 사업자인지 나누는 기준은 금액이 아니라 거래의 성격입니다. 소득세법 제19조에서 사업소득을 영리를 목적으로 자기의 계산과 책임 아래 계속적·반복적으로 하는 활동에서 생기는 소득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중고거래라는 이름을 쓰더라도 실질이 여기에 해당하면 사업자로 분류됩니다.

실무에서 사업성으로 볼 수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같은 종류의 물건을 반복해서 판매: 미개봉 새 상품을 여러 개, 여러 번 파는 경우
  • 팔기 위해 사 온 흔적: 도매로 사서 낱개로 팔거나, 산 직후 바로 되파는 경우
  • 정가보다 비싸게 파는 리셀: 한정판 운동화나 콘서트 티켓처럼 웃돈을 붙여 파는 거래는 횟수가 적어도 영리 목적이 분명합니다
  • 거래 규모와 빈도: 연간 수십 건 이상, 수천만 원대 판매가 이어지는 경우

반대로 말하면, 횟수가 많아도 실제로 쓰던 물건들을 정리한 것이라면 사업이 아닙니다. 핵심은 "팔려고 샀는가, 쓰려고 샀다가 파는가"입니다.

만약 사업자로 판정되면 종합소득세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부가가치세법에서 사업자를 영리 목적과 관계없이 사업상 독립적으로 재화를 공급하는 자로 정하고 있어, 계속·반복 판매라면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도 함께 생깁니다.

3. 국세청이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방법

현금도 아니고 개인 간 거래인데도, 국세청이 아는 방법이 있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제75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121조에서, 게시판을 운영해 판매를 중개하는 사업자 가운데 국세청장이 고시로 지정한 사업자는 월별 거래 명세를 분기마다 국세청에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2023년 7월부터 시행된 제도이고, 이미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이 이 지정 대상에 들어 있습니다. 즉, 국세청은 중고거래 플랫폼의 거래내역을 이미 플랫폼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국세청은 이 자료로 판매 횟수와 금액을 파악한 뒤, 사업성이 있어 보이는 이용자를 골라 안내문을 보냅니다. 안내문은 무작위가 아니라 거래 데이터를 근거로 온 것입니다. 다만 안내문이 왔다고 꼭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4. 안내문을 받았을 때의 대처방법

안내문은 "신고 대상인지 확인해 보라"는 통지서이지 고지서가 아닙니다. 순서대로 확인하면 됩니다.

(1) 거래 내역 확인: 홈택스나 안내문에 표시된 수입금액이 실제 내 거래와 맞는지 봅니다. 판매가 아닌 거래가 섞였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물건을 다시 올리려고 거래 완료로 처리한 게시물이 판매 실적으로 잡혀 안내문을 받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2) 사업성 판단: 쓰던 물건 처분이 맞다면 신고 의무가 없습니다. 구입 내역과 사용 흔적 등 소명 자료를 준비해 두면 됩니다.

(3) 사업성이 있다면 기한 내 신고: 반복 판매·리셀에 해당한다면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안내문을 무시하고 지나가면 무신고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가 붙은 고지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만나는 사례 대부분은 안내문을 받고 나서야 지난 몇 년 치 거래를 한꺼번에 소명하는 경우입니다. 거래 시점의 구입 영수증과 판매 내역을 그때그때 남겨두면 소명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애매한 사례(예: 취미로 모은 피규어를 몇 년에 걸쳐 파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판단이 어려운 사안은, 소명이냐 신고냐를 정하기 전에 전문가와 거래 내역을 놓고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5. 계속 팔 생각이라면 갖춰야 할 것

부업으로 계속 판매할 계획이라면 다음 네 가지를 미리 챙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1) 사업자등록: 계속·반복 판매를 시작하면 등록 대상입니다. 미리 등록해 두면 물건을 사 온 매입 증빙을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안내문을 받고 뒤늦게 정리하는 것보다 세 부담이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부가가치세: 사업자가 되면 부가가치세 신고 의무도 생깁니다. 다만 연 매출(공급대가)이 1억400만원 미만이면 간이과세가 적용되어 세 부담과 신고 부담이 모두 낮습니다.

(3) 통신판매업 신고: 온라인 판매는 원칙적으로 관할 지자체에 신고 대상입니다. 직전년도 거래가 50회 미만이거나 간이과세자라면 신고가 면제되므로, 시작 단계에서는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종합소득세: 판매 소득은 근로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 매년 5월에 신고합니다. 장부와 증빙을 갖춰두면 실제 남은 이익 기준으로 세금을 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정리하면 쓰던 물건을 파는 중고거래는 지금도 세금이 없습니다. 다만 팔기 위해 사서 반복적으로 파는 순간 이름만 중고거래일 뿐 세법상 사업이고, 플랫폼 자료 제출로 국세청은 이미 그 자료들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안내문을 받으셨다면 놀라기보다 거래의 성격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소명할 것인지 신고할 것인지 판단이 어려운 규모라면, 거래 내역을 놓고 전문가와 함께 정리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 본 칼럼은 국세청 발표·안내 자료와 2026년 9월 현행 소득세법·부가가치세법 규정을 기준으로 대율회계법인 정시영 회계사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개별 거래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근거 규정 및 출처

법령 (2026년 9월 현재 시행)

  • 소득세법 제19조
  • 부가가치세법 제2조, 제61조, 제75조, 같은 법 시행령 제109조, 제121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2조, 공정거래위원회 「통신판매업 신고 면제 기준에 대한 고시」(제2022-4호)

보도·안내자료

  • 국세청이 국회에 제출한 중고거래 플랫폼 종합소득세 신고 안내 현황 자료(2024. 8. 언론 보도), 국세청 공식 안내

자주 묻는 질문

Q. 중고거래 몇 건 이상이면 세금을 내나요?
A. 법에 정해진 횟수나 금액 기준은 없습니다. 영리 목적으로 계속·반복해서 파는지가 기준이며, 국세청도 정해진 횟수나 금액 기준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쓰던 물건 처분이라면 건수가 많아도 과세 대상이 아닙니다.
Q. 정가보다 비싸게 팔면 무조건 세금을 내나요?
A. 웃돈을 붙여 파는 리셀은 횟수가 적어도 영리 목적이 분명해 사업소득으로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복할 계획이 있다면 신고를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국세청 안내문을 무시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무시해도 되는 통지는 아닙니다. 신고 대상인데 응하지 않으면 세무서가 이미 확보한 거래 자료로 세금을 직접 계산해, 무신고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를 더한 고지서가 나올 수 있습니다. 판단이 애매하다면 안내문 단계에서 세무대리인을 통해 소명 방향을 정하고 담당 조사관과 소통하는 것이 안전한 방향입니다.
Q. 쓰던 명품 가방을 수백만 원에 팔아도 괜찮은가요?
A. 실제로 쓰던 개인 물품의 처분이라면 금액이 커도 원칙적으로 과세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여러 개를 반복해서 팔거나 산 직후 되파는 형태라면 사업성 판단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부업으로 계속 팔면 부가가치세도 내야 하나요?
A. 사업자에 해당하면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도 생깁니다. 연 매출이 1억400만원 미만이면 간이과세가 적용돼 부담이 낮고, 사업자등록을 하면 매입 비용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